“도대체 무슨 뜻?” 어색한 한국어 광고 봇물
미주 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한국어 광고에서 어색한 표현 등이 논란이다. 한인 인구 전국 2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주류사회 기관, 기업 등에서 올바른 한국어 사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렉서스’의 한국어 광고는 어색한 어법으로 이질감을 준다. 문구를 보면 ‘당신 그대로의 투영, 새로워진 렉서스는 운전하기도 전에 감탄하게 됩니다. 손이 닿는 위치에서 4인치 더 가까워진, 새로운 터치스크린 같은 것으로…’ ‘당신의 우위를 놓치지 마세요’ ‘미래에 잘 어울리시네요’ 등이다. 가주복권국의 한국어 광고 문구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내가 스크레처를 플레이해야 하나? 예를 포인트 하기 위해 싸인’ ‘젓가락 포장지를 접는 것은 놀이만큼 재미있습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계속 탭’ 등이다. 맥도널드의 경우는 ‘베이컨+랜치 대화에 등장하다’라는 광고 문구로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연합감리교단(UMC)은 ‘인간관계의 날 선물이 위험에 처한 청소년 범죄자를 돕는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문구를 통해 청소년 재활 프로그램 지원 광고를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HHS)의 코로나 백신 광고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HHS는 부스터 샷을 권장하면서 ‘새롭게 코비드 면역을 충전하세요’라고 광고를 하고 있다. 여진선(41·노워크)씨는 “한인 인구 증가와 함께 요즘 주류 사회에서 한국어 광고가 자주 보이는데 어색한 문구가 너무 많다”며 “어떤 광고 문구는 심지어 번역기를 그대로 사용해서 성의 없게 제작한 것처럼 느껴지니까 실소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어의 어색한 표현, 표기 오류, 어법에 맞지 않는 설명, 이상한 띄어쓰기 등이 공문서 등에 사용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가주 선거국이 배포한 한국어 자료가 어설픈 번역으로 인해 한인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본지 2020년 2월 14일자 A-3면〉 특히 다민족 사회인 가주에서는 올바른 언어 번역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오역으로 인해 번역 회사가 정부 기관으로부터 계약을 파기 당한 사례도 있다. 지난 1월 가주 지역 통번역 회사인 ‘액센트 언 랭귀지’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알래스카 원주민이 사용하는 이누피아크어(Inupiaq)를 잘못 번역한 사실이 드러나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연방정부에 대해서는 소수계 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번역 외주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청문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논란이 커졌다. 당시 이 회사가 번역한 복구 지원 신청서를 보면 ‘내일은 일찍 사냥을 나갈 것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남편은 북극곰이고 마른 체형’ 등 오역이 많았다. 이로 인해 당시 태풍 피해를 본 알래스카 주민들은 오역투성이의 서류 때문에 연방구호기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유헌성 연구원(UCLA 사회학)은 “번역 오류나 어색한 어법 등의 문제는 미국 사회가 여전히 소수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주류 업체나 기관들은 예산을 더 투입해서라도 한인 등 아시아계에 대해 언어적으로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빌보드 한글 빌보드 한국어 광고 버몬트 애비뉴